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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11일 목요일

그런데 정말 주식은 팔지 말고, 모아가야만 하는 걸까?

미국에서 주식투자로 성공하고 금의환향하신 분 있지? LEE 형님! 

"주식은 파는 게 아니에요. 모으는 거에요!"

이 형님의 대표적인 어록인데 주린이들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거야. 이 형님이 주식을 팔지 않고 모았을 때 이렇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라면서 항상 대표적으로 예를 드는 종목이 삼성전자, 네이버 같은 종목이야. 그럼 지난 10년 동안 이 종목들이 얼마나 올랐을까?


1. 오! 많이 오르긴 했네~


삼성전자 차트(2011~2021)
출처: 네이버금융(https://finance.naver.com/item/main.nhn?code=005930#)

위 그림에서 보면 알겠지만 삼성전자는 10년 동안 620% 정도 상승했어. 

LEE 형님 말대로 삼성전자 주식을 2011년 최저점(13,440원)에서 차근차근 10년 동안 모았으면 적어도 200~300%는 먹었을 거 같긴 하네.

다음은 네이버야. 많이 올랐네!


네이버 차트(2011~2021)
출처: 네이버금융(https://finance.naver.com/item/main.nhn?code=035420#)

네이버는 2011년 최저점이 52,892원이고, 2021년 최고점이 373,000원이니까 605% 이상 떡상한셈! 이것도 10년 동안 꾸준히 모았으면 200~300%는 먹었을 거야.

이 두 종목만 보면 LEE 형님 말이 맞긴 해.


2. 그런데 정말 주식은 팔지 말고, 모아가야만 하는 걸까?


이제부터 내가 '남자의 주식'이라고 불리는 종목들을 보여줄게. 하나같이 10년 동안 모아갔으면 패가망신할만한 종목들이지. 아마 10년 동안의 차트를 보면 아찔할 거야.


먼저, OCI라는 종목이야. 주로 태양광 사업을 주력으로 했던 기업이지. 중국형님들이 태양광 패널을 저가에 팔아넘기기 시작하면서 떡락한 걸로 기억해.


OCI 차트(2011~2021)
출처: 네이버금융(https://finance.naver.com/item/main.nhn?code=010060#)


2011~2020년(최고, 최저 기준) 동안 -96% 떡락! 여기서 1년쯤 더 버텼으면 -84% 떡락. 


다음은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삼성 계열사 중 하나인 '삼성엔지니어링'! 주로 정유나 가스 플렌트 만드는 회사야.


삼성엔지니어링 차트(2011~2021)
출처: 네이버금융(https://finance.naver.com/item/main.nhn?code=028050#)


2011~2020년(최고, 최저 기준) 동안 -96% 떡락! 여기서 1년쯤 더 버텼으면 -92% 떡락.


마지막으로 10년 동안 최고의 떡락률을 보여준 'HMM(구 현대상선)'! 현대상선이었던 시절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운물류 기업이었지. 지금 망해서 이 모양 이꼴이 되었지만...


HMM 차트(2011~2021)
출처: 네이버금융(https://finance.naver.com/item/main.nhn?code=011200#)


2011~2020년(최고, 최저 기준) 동안 -99% 떡락! 여기서 1년쯤 더 버텼으면 -93% 떡락.


만약에 내가 이 세 종목을 10년 동안 팔지 않고 모아만 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눈을 감고, 상상을 해봐. 아마 한강 수온 체크하고 있겠지...


3. 누구나 계획이 있다. 쳐 맞기 전까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저 위의 세 종목을 매수해서 원금이 반토막 이상 나 있는 사람들은 산업의 트렌드를 읽지 못했다. 사양산업에 속한 종목을 샀기 때문에 손해는 니 탓이다. 

맞아. 손해는 어차피 매수자가 짊어지고 가야할 업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그러나 '처음부터 좋은 종목을 선택했어야지' 이런 어드바이스는 말로만 쉽지, 실제 투자를 하다보면 쉽지 않아. 

OCI의 주력 사업인 태양광 사업을 사양산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 65만 원까지 떡상한 것도 그 당시 미래 유망산업으로 각광 받았기 때문에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은 거잖아. 또한, 2020~2021년 바이든이 미국대통령이 되면서 이제 신재생 청정에너지 사업이 뜨는 사업이 되었어.

어떤 투자자든 특정 종목을 매수할 때는 다 계획이 있기 때문에 매수를 해(아무 생각없이 지인 추천으로 매수한 투자자는 제외). 2011년도에 HMM을 매수한 사람도 해운물류사업을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에 매수했을 거야. 좋은 종목을 선택하는 과정이 주식 투자 성공의  80% 정도를 좌우하는데 쉬울 리가 없지.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처음에 종목선택을 잘해도 오너리스크, 갑자기 터진 사건사고나 팬더믹, 환율 변동,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하락 등 너무나 다양한 내외부적 충격으로 쉽게 떡락하는 것이 주식시장이야. 


4.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주식투자하는 것임을 명심하자!

LEE 형님이 주장하는 것처럼 주식을 장기로 모아만 간다? 이것이 가장 베스트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특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처럼 전세계에서 터진 각종 악재에 빛보다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그리고 코스피 200에 포함되어 있다고 다 우량기업으로 생각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야. 우량종목, 좋은 기업은 나한테 수익을 줬을 때만 성립이 되는 거지, 좋은 기업이지만 투자자한테 손해를 주면 무슨 소용?

각자 투자성향과 자금성격에 맞게 샀다 팔았다 하면서 파도타기를 해서 물량 늘리기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목돈을 들고 있다가 일년에 1~2번 전세계 주식시장이 크게 떡락할 때를 노려서 치고 빠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서 주식투자를 하는 거지, 주주로서 기업과 같이 성장하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자!

     





공공기관 연구원에서 생존하는 방법

일단 공공기관 연구원 입사에 성공했다고 쳐.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라고 생각할 수 있어. 대체로 입사한 후, 세 달 동안은 밝은 얼굴로 일을 하더라고.  그 이후에는 점점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뭐 이런 잣같은 조직이 다 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