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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12일 금요일

공공기관 연구원의 채용절차와 간단한 팁!

얼마 전 내가 일하고 있는 연구원에 면접보러 온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는 걸 본 적이 있어. 바야흐로 채용시즌이 돌아온 거지. 

요새 청년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이잖아. 그래서 공공기관 연구원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어떤 채용절차를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서 간단히 말해볼까해.

주로 내가 소속되어 있는 연구원을 기준으로 작성한 내용이니까 타 연구원의 채용절차와 다를 수도 있으니 유의하도록 해. 


출처: https://pixabay.com/ko/photos/%EB%B9%84%EC%A6%88%EB%8B%88%EC%8A%A4-%EC%A7%81%EC%9B%90-2584713/


1. 채용절차는?

일반적으로 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 →필기전형→면접전형 세 단계로 진행돼. 



2. 서류전형에 주의해야 할 사항은?

내가 일하고 있는 연구원 같은 경우에는 서류전형 심사는 주로 팀장급이 하고 있어. 연구원 내 팀장이 10명 정도 되니 한 사람이 백명 정도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평가한다고 해. 평가자들도 사람인지라 너무 많은 글을 읽다보니 장황하고 비문이 많은 글에는 좋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군.  

서류전형은 블라인드(blind) 방식이라서 성명, 학교, 부모님 직업 등 개인식별이 가능한 정보를 노출시키면 불합격 처리된다고 해. 실제로 스펙은 엄청 좋은데 서류전형에서 개인정보를 노출시켜서 바로 불합격 처리된 경우도 많다고 하더군.

이 글을 읽는 사람이 가장 궁금해 할 사항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가겠지? 친한 팀장한테 물어보니 주로 경력을 보고, 경력이 없을 경우 실무에 투입할 수 있을지 여부를 평가한다고 해. 

예를 들어 지원한 분야가 데이터 분석 분야인 경우, 실제로 데이터 분석 수행 경험이 있는지,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였고, 그 프로젝트에서 어떤 포지션이었는지, 사용할 수 있는 통계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등의 내용을 자기소개서나 직무능력소개서에 간결하면서 정확하게 기술하는 것이 좋아. 

구구절절하게 작성해봐야 심사자들이 스킵(skip)한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해. 



3. 필기전형에서는 주로 무엇을 평가하나?

필기전형이야말로 진검승부지. 공공기관은 일반적으로 (연구원 고유의)인적성검사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필기전형(직업기초능력평가와 직무수행능력평가)을 적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야. 

내가 일하고 있는 연구원의 경우 필기전형은 절대평가(일정 점수 이상이면 합격)가 적용된다고 알고 있어. 솔직히 내가 경험한 필기전형은 직무 관련 주관식 시험이 전부였기 때문에 요즘 시행되는 필기전형에 대해서는 별로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네. 



4. 면접전형은 어떻게 진행되나?

다대다 방식(면접관 여러 명이 면접자 여러 명을 대상으로 면접 수행)으로 진행돼. 면접관은 3~5명 정도 참여하고, 공정한 평가를 위해 외부인사도 면접관에 참여시키는 추세야. 
내가 면접을 봤을 때 받은 질문은 아래와 같았으니 참고해. 


  •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해보시오
  • 여기가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지 아나?
  • 이 기관이 어떤 점에서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 OO제도(연구원 업무과 관련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그렇다면 그 이유도 설명해 봐라
  • 이전 직장에서 어떤 업무를 했나?
  • 이전 직장에서 얻은 경험들이 여기서 어떻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나?
  • 어떤 연구과제에서 어떤 포지션을 담당했나? 통계분석도 가능한가?
  • 조직생활에서 트러블이 생겼을 때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입사 후 계획은 무엇인가?
  • 면접관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보시오

 

면접전형도 블라인드 방식이니까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면 안돼. 질문에 대답할 때는 가능한 한 짧고 명확하게 말하는 것이 좋아. 말을 길게 하게 되면, 나중에는 꼭 꼬이더라고.

면접전형에서 면접관들이 본인에게 질문을 안 해도 실망할 필요없어. 뭔가 어중간한 사람에게 질문을 많이해서 옥석을 가리는 경우도 있으니까.



5. 공공기관에는 내정자가 있다는데 사실인가?

5~6년 전 공공기관 채용에 NCS가 도입되기 전에는 확실히 내정자가 있었어. 그러나 현재는 내정자가 있다고 해도 필기전형에서 대부분 걸러지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돼. 

요새는 취업난이 너무 심해져서 고스펙 지원자들이 많기 때문에 원내에서 현재 계약직으로 일하는 직원들조차 면접전형까지 갔어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입사 지원한 기관에서 6개월 혹은 1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으면 가산점은 받을 수 있어.



6. 경쟁률은 어떤가?

내가 일하고 있는 연구원의 경우에는 행정직은 수백대 일, 연구직은 수십대 일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 행정직이 아무래도 연구직보다 진입장벽이 낮으니까 경쟁률이 높다고 해. 

우리 연구원처럼 규모가 작은 기관이 이 정도니까 다른 기관도 마찬가지이거나 더 높을 거야.



7. 입사할 경우 연봉협상은 하나?

내가 아는 한 공공기관 연구원에서 연봉협상 같은 것은 하지 않아. 그냥 주는대로 받아 먹으라고 할 뿐. 너말고도 일할 사람 줄 서 있으니까 싫으면 나가라는 마인드라고 보면 돼. 

참고로 내가 일하는 연구원의 올해 연봉인상률은 0.9%야. 그것도 전년도 업무수행 평가결과 B이상 등급일 경우에만 0.9% 인상되고, 낮은 등급을 받을 경우는 인상률이 더 낮아(S, A, B, C, D 등급이 있음). 예전에는 동결된 경우도 있었어.



8.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차이점은?

정부에서는 무기계약직도 정규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실상은 차이가 크지. 둘 다 쉽게 잘리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비슷하기는 해. 그러나 무기계약직은 시간이 지나도 직급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어. 즉, 입사했을 때 직급이 연구원이면 100년이 지나도 연구원인거야.

직급이 올라가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이 있을까? 우선, 승진이 안 되니 승진에 따른 큰 폭의 연봉 상승을 기대할 수 없어. 경력에 따라 다르지만 한 직급 승진할 때마다 연봉이 10~20% 정도 상승하거든. 그리고 팀장이나 본부장 같은 보직자가 되기 힘들어지겠지. 보직은 보통 일정 직급 이상의 사람들이 맡게 되거든.  

무기계약직도 승진체계가 있는 연구원도 있다고는 하는데, 그리 많지는 않겠지. 그러니 왠만하면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것이 미래의 연봉 상승에 큰 도움이 되겠지.



9. 끝으로 하고 싶은 말

이렇게 험난한 채용절차 끝에 입사를 하면 장미빛 미래가 펼쳐진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때부터가 지옥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돼. 마치 미지근한 물 속에서 서서히 삶아지는 개구리의 삶과 같은 거지. 

실제로 입사 후 몇 개월다니가 '뭐 이런 O신같은 회사가 다 있어'하고 퇴사하는 경우도 꽤 많아. 

입사 후 잣같아질 연구원 생활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소개할게. 그럼 다들 건승!


  

 

 



공공기관 연구원에서 생존하는 방법

일단 공공기관 연구원 입사에 성공했다고 쳐.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라고 생각할 수 있어. 대체로 입사한 후, 세 달 동안은 밝은 얼굴로 일을 하더라고.  그 이후에는 점점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뭐 이런 잣같은 조직이 다 있냐'...